
“한국교회는 화평을 이루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교회가 화평하지 못할 때 분열되고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습니다.”
한국피스메이커 이사장 이철 목사는 이렇게 말하며, “세상에서 불화가 전혀 생기지 않도록 할 수는 없지만, 불화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신앙과 교회가 단단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한국교회는 화평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2000년에 한국피스메이커를 설립한 이후, 교회 내 갈등 현실에서 성경적 화해와 회복의 원칙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훈련과 중재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한국피스메이커의 주요 사역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성경적 갈등해결 세미나와 훈련을 통해 제직, 목회자, 장로, 평신도 지도자 등에게 대화와 중재, 사과와 용서 등 실질적 기술을 교육한다. 최근에는 선교사와 목회자 자녀 등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피스메이커 캠프도 무료로 진행 중이다. 둘째, 실제 분쟁이 발생한 교회에 중재자나 조정자를 파견해 회복적 해결을 돕는 컨설팅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이 목사는 “성경적 갈등해결은 단순한 분쟁 중재나 타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당사자의 마음 변화와 관계 회복, 복음의 능력을 삶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스메이커 운동 창시자 켄 산데(Ken Sande)가 정리한 4가지 ‘G’ 원리—하나님 영화롭게 하기, 자신의 책임 먼저 살피기, 온유하게 권면하기, 화해 실천하기—를 소개하며, “이 원리는 마태복음 18장 등 성경 말씀에 기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회 내 갈등 발생 시 대응에 대해 이 목사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노회와 총회 차원에서 성경적 갈등관리 교육의 제도화와 반복적 실시, 그리고 목회자 연장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갈등이 발생하면 감정적 편향 없이 객관적이고 회복적 관점에서 초기에 개입하고, 시찰회 기능 정상화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노회나 총회는 법적 판단에만 의존하지 말고, 조정위원회나 화해전문기관과 연계해 회복적 절차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피스메이커의 갈등 해결 절차는 네 단계로 진행된다. 갈등 진단 및 인터뷰, 회복적 접근 설계, 중재·조정 회의, 그리고 사후 관리다. 이 목사는 “우리는 단순한 문제 해결자가 아니라, 관계 회복을 돕는 복음의 동역자임을 자부한다”고 말했다.
사역의 열매에 대해 이 목사는 “교육과 훈련에 집중되어 있어 공개할 만한 구체적 사례는 많지 않지만, 피스메이커 사역의 영향으로 기독 법조인들이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을 설립한 것은 큰 열매”라고 말했다. 이 기관은 법적 소송 이전 단계의 대안 소송(ADR) 역할을 하며, 우리나라 민간 ADR의 문을 연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이 목사는 “각 교회에 평화지도자를 세우고, 스스로 갈등을 예방·해결할 수 있는 회복적 시스템을 정착시키며, 교회가 지역사회 갈등 해결의 허브가 되도록 회복적 문화를 확산시키고, 기독교 화해문화의 제도화를 이루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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