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기사원문: 기독신문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217594
[시론] 의와 화평의 입맞춤으로 갈등 해결하라
여삼열 목사(한국피스메이커 대표)
한국피스메이커 설립 20주년을 맞아 몇 가지 행사를 기획했다. 그 중 하나가 서현교회에서 열린 북콘서트다. 김병로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의 저서인 ‘한반도발(發) 평화학’을 중심으로 저자 강연과 참석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의 형태로 진행했다. 필자는 책 내용에 소개된 노틀담대학교의 국제평화를 연구하는 기관인 ‘크락연구소’의 국제 여름학교에서 실시된 워크숍을 북콘서트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정의·평화·진실·자비의 4가지 가치를 제시하고 분쟁과 다툼, 갈등을 다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를 선택하도록 하는 활동이었다. 참여자들은 이 중 하나의 가치를 선택해 같은 가치를 선택한 사람들과 함께 자신들이 왜 그 가치를 선택했는지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발표하게 했다. 자신들이 택한 가치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가치를 선택하도록 하고 그 이유에 대하여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참석자들에게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혹시 자신이 선택한 가치를 바꾸고 싶은지를 물었고 그 결정에 따라 자리를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처음 선택에서는 진실을 선택한 사람의 숫자가 다른 가치에 비해 조금 많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진실에 속한 사람들 중에 다른 가치를 선택해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 결과 4그룹이 거의 비슷한 숫자로 구성되는 것을 보았다.
이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진행했던 노틀담대학교의 워크숍에서도 거의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음을 설명하며, 결국 인간의 다름과 불완전성으로 인해 각각의 다른 가치를 선택하지만 궁극적으로 분쟁이 해결되고 화해에 이르게 하는 것은 이 4가치가 함께 상호 작용하고 일어나게 되는 것임을 설명했다. 이러한 이해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평화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간에 공유되고 있는 이론임을 소개하였다. 세속 학문에서 논의되고 있는 ‘평화학’의 핵심 가치들이지만 놀라운 것은 분쟁을 해결하고 갈등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화해’는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었으며’라는 시편 85편 10절의 말씀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20년 간 한국피스메이커는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이 땅의 갈등과 분쟁과 분열의 현장에서 화평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며 교육 훈련에 힘써 왔다. 그러나 세월이 지날수록 사역의 성취감보다 능력의 한계를 고백하게 된다. 북콘서트를 통한 20분 내외의 짧은 활동이었지만 이를 통해 참과 거짓을 분별하기 위한 ‘진리’의 가치가 긍휼함을 베풀기를 원하는 ‘인애’를 용납하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따져야만 하는 ‘의’의 가치가 불의에 대한 불관용의 원칙을 내려놓지 못하다 보니 결코 ‘화평’과 입맞추지 못하고 마치 물과 기름이 겉돌 듯이 따로 도는 오늘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시편 기자는 갈등과 분쟁, 그로 인한 가해와 피해의 상처들을 치유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진리’의 가치에 ‘인애’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반대로 ‘인애’를 주장하지만 ‘진리’를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묻는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절대 ‘불의’와 타협할 수 없음을 다짐하며 ‘불의’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마다하지 않지만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화목하게 하는 ‘평화’의 가치를 잊어버리지 않았는지, 반대로 하나 됨을 위한 ‘평화’를 주장하다가 우리의 거룩함을 상실하고 본질이 왜곡되어 버리는 ‘의’를 상실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 각자 자신의 가치들을 의심해 보고 다른 가치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함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신자’들의 마음에는 ‘의심’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은 정직한 의심을 통해 깊어지고 든든해짐을 잊지 말자.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첨부 파일 |
---|---|---|---|---|---|
11 | “한국교회, MZ세대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기독일보 2024-08-30] | 한국피스메이커 | 2024-09-10 | 108 | |
10 | “성경적 창조신앙·자연관 확산, 교회·신학이 환경문제에 공헌하는 길” [기독일보2023-11-8] | 한국피스메이커 | 2023-11-08 | 211 | |
9 | 피스메이커 20주년 "하나님이 우리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기독일보 2022-11-12] | 한국피스메이커 | 2022-11-16 | 293 | |
8 | [시론]의와 화평의 입맞춤으로 갈등 해결하라 [기독신문 2022-11-14] | 한국피스메이커 | 2022-11-16 | 245 | |
7 | 피스메이커의 날, 창립20주년 감사예배[CTS뉴스 2022-11-14] | 한국피스메이커 | 2022-11-16 | 250 | |
6 | "갈등 많은 시대, 화평케 하는 교회로"[기독신문 2022-11-14] | 한국피스메이커 | 2022-11-16 | 286 | |
5 | 인간관계 갈등.. 그리스도인의 해결법은? [CGN투데이 2021-06-09] | 한국피스메이커 | 2021-06-11 | 380 | |
4 | “초갈등 시대 화평의 비결은 예수 그리스도”[선교신문 2020-11-11] | 한국피스메이커 | 2020-11-13 | 559 | |
3 | "갈등은 기회? 성경적 갈등관리의 4가지 원리"[기독일보 2020-07-08] | 한국피스메이커 | 2020-07-20 | 582 | |
2 | 갈등, 나뉨에서 평화의 주인공으로... 피스메이커지도자훈련 '화평하게하는 자'로 세워[한국기독공보 2019-11-22] | 한국피스메이커 | 2019-11-25 | 648 | |
1 | ‘의와 평강을 말하다’… 피스메이커의 날 기념 토크콘서트[국민일보 미션라이프 2019-10-30] | 한국피스메이커 | 2019-11-06 | 658 |
댓글